독서

[딸에게 보내는 심리학 편지] 리뷰 | 나도 이런 엄마가 되고 싶어졌다

룰루앙 2023. 5. 6. 12:14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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자식에게 물려주고 싶은 책을 발견하다

이 책은 밀리의 서재에서 전자북으로 처음 만나게 된 책이다. 단어, 문장 하나하나 빠짐없이 내 마음에 담고 싶었다. 정말 너무나도 사랑하는 소중한 딸에게 보내기 위해 꾹꾹 눌러쓴 엄마의 손 편지 같았기 때문이다. 결국은 종이책을 구입해서 재독을 했다. 종이책을 읽을 땐 색색의 형광펜으로 마음에 담고 싶은 구절을 표시하면서 읽는 습관이 있는데 이 책은 그야말로 형광펜이 없는 페이지가 없을 정도였다.

사실 나는 심리학 책을 그리 선호하는 편은 아니다. 특히, 정신건강의학과 의사가 집필한 책은 앞 부분만 읽어보다가 도저히 더 못 읽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덮은 일도 잦았다. 왜 그랬을까 돌이켜보니 내담자의 사연을 있는 그대로 실었던 책들을 많이 접했던 것 같다. 마음을 치유받고 싶어서 고른 책인데 글을 읽을수록 내담자의 사연에 동화가 되어서 더 우울해지는 나를 발견했기 때문이었다.

이 책은 저자가 독자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주를 이루고 관련된 내담자의 사연이 아주 가볍게 실려서 더 읽기 편했던 것 같다. 특히 저자의 딸이자 세상의 모든 딸들에게 "딸아, ~하렴, ~했더구나" 등의 구어체로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어서 꼭 우리 엄마가 나에게 해주는 말 같아 글이 더 가슴 깊이 와닿았다.

저자는 책에서 세상과 자아, 일과 인간관계, 사랑, 감정, 인생 5가지 주제를 들려주고자 한다. 먼저 경험해 본 20대, 30대, 40대 그리고 어떤 역할과 어떤 위치에서 찾아온 시련과 고난에 대해. 누구도 알려주지 않아 몸소 부딪히며 깨닫게 된 인생의 비법을 들려주고 있다.


딸아, 만약 누군가 너에게 여자의 미덕을 이야기하고 모성을 운운하며 우리네 어머니처럼 살아야 한다고 말하거든 귀를 닫아 버려라. 그리고 모든 것을 다 잘할 수 없다고 잘라 말해라.

딸에게 보내는 심리학 편지, 23페이지

결혼 준비를 하면서 또는 새로운 가정을 꾸리게 되면서 얻게 된 많은 역할에 중심을 잃고 쓰러진 경험이 누구나 있을 것 같다. 나 또한 그랬다. 딸, 동생, 친구, 애인, 사원 등의 역할에서 아내, 며느리, 올케 등의 역할이 확장되는 경험을 한 것이다. 주변에서 들려오는 '~라면 이렇게 해야 해, 저렇게 하는 게 맞아'라는 새로운 역할에 대한 지침은 나에게 좌절감을 주었다. 내 몸은 하나고 나는 그 모든 것들을 완벽하게 해낼 수 없었기 때문이다. 그럴 때마다 나는 나약한 내 정신력과 체력을 원망했다.

책은 이런 나에게 모든 것을 잘 하려고 애쓰지 말라는 위로를 건넸다. 그리고 그 말이 맞았다. 사람은 누구나 완벽할 수 없고 실수하기 마련이며 하나를 잘 하면 하나를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. 그렇다고 어떤 역할을 수행하기를 포기하면서 이 말을 핑계로 삼지는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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바꿀 수 없는 외부 요인은 우리 힘으로는 어떻게 할 수 없는 항수의 부분이다. 그런 것들은 그냥 빨리 받아들이는 편이 낫다. … 내 힘으로 바꿀 수 있는 변수에 집중해야 한다. 이때 변수를 쪼개고 쪼개서 할 수 있는 만큼씩 해결해 나가야 한다.

딸에게 보내는 심리학 편지, 121페이지

어떤 스트레스 상황에 직면했을 때 나는 그것을 곱씹고 또 곱씹는 습관이 있다. 나는 내 입맛대로 해결되지 않는 일에 지나치게 얽매여 있는 사람이었다. '내가 왜 그랬을까, 내가 어떻게 했어야 원하는 결과가 나왔을까' 하면서 말이다.

[역행자]라는 책에서 저자가 말하는 역행자 모델 1단계 '자의식 해체'를 불편한 감정뿐만이 아니라 이런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적용할 수 있겠구나를 깨닫게 되었다.

탐색 : 스트레스를 주는 외부요인이 내 힘으로 바꿀 수 있는지 파악하기

인정 : 외부요인이 항수라면 빨리 받아들이기

전환 : 내 힘으로 바꿀 수 있는 변수를 쪼개고 쪼개서 할 수 있는 만큼씩 해결해 나가기

내가 할 수 있는 만큼씩 하나씩 해결해 나가다 보면 항수를 변화시킬 수 있는 다른 공식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. 그래서 이제부터 나는 항수에 매달리기보다 변수에 집중하기로 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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결혼이란 서로 함께하는 시간 속에서 상대에게 멋진 보석이 되고자 노력해 나가는 과정이다.

딸에게 보내는 심리학 편지, 200페이지

결혼 준비를 하는 시기에 만나게 된 이 문장은 내 결혼관의 모토가 되었다. 굉장히 추상적인 의미로 다가올 수 있지만 나와 상대가 보석이 되어가는 과정이라는 말이 내 가슴에 콕 박혔다. 그렇게 되려면 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할까 몇 가지 고민해 봤는데 이렇게 정리할 수 있었다.

  1. 말을 예쁘게 하는 사람
  2.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사람
  3. 나와 다름을 인정할 줄 아는 사람
  4. 어떤 남편이 되어주기를 기대하기 전에 어떤 아내가 되어줄지를 먼저 고민하는 사람

이 책을 결혼 전에 읽었던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. 저자의 이 귀한 한 줄 덕분에 나는 지금도 싸울 일이 없는 신혼생활을 이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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공부해서 얻는 지식과 지혜는 다른 이들과 나누며 살아가렴. 네가 가진 게 얼마든 그것을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투자하라는 말이다.

딸에게 보내는 심리학 편지, 328페이지

맹목적으로 책을 읽고 덮고 한 달에 몇 권이나 읽었는지 카운트만 했던 나에게 울림을 주었다. '내가 읽은 책을 글을 통해 다른 이들과 나누는 것'이 내가 독서를 하는 궁극적인 목적이 되었다. 몇 주간의 고민 끝에 "나를 깨우는 책장"이라는 블로그 이름을 짓고 글 하나를 올리기까지 내가 이런 글을 써도 되는 걸까? 수도 없이 고민했지만 나를 발전시키고 또 다른 이에게 책을 가까이하는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된다면 의미 있는 일이 되지 않을까? 오늘도 시간을 내서 책을 읽고 글을 쓰는 내가 자랑스럽고 앞으로 변화할 내 모습도 기대가 된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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인생을 조금이라도 현명하게 살고 싶은 세상의 모든 딸 들이라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.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나를 먼저 살피고 돌아볼 수 있으며 엄마, 친구, 애인, 남편, 직장에서의 인간관계에서 겪게 될 상처, 아픔에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는 가이드북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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